허우중: 소장품 기획전 I 《파노라마》
2024.03.05 ▶ 2024.06.09
2024.03.05 ▶ 2024.06.09
전시 포스터
허우중은 사물의 상태나 관념적인 낱말의 조합이 만들어 내는 생경함과 일상성 사이의 간극을 포착하고, 기하학적 물체와 도형들이 균형을 잡고 있는 화면을 재현해 왔다. 그는 이러한 불안정함과 긴박함, 균형과 불균형에 관한 이미지로 인간이 상시적으로 직면하는 불안, 공허, 막막함 등을 전달한다. 그의 관심사는 특정한 사회 이슈에서 점차 불확실하고 추상적인 것으로 옮겨져 왔다. 불확실성은 달리 말하면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작가는 미지의 것과 변수에서 나오는 수많은 양상을 관찰하고 탐구하는데 집중한다. <사恖상누각(5)>을 제작한 2019년 무렵에는 점차 사물의 구체적인 형태가 사라지고 오직 선, 곡선의 합으로만 이런 구도를 그려내는데 이후 그 경향은 더욱 실험적으로 변화한다. 이 극단적인 단순함은 형태가 가려진 대상들 간의 관계를 좀 더 뚜렷하게 한다. 작품 속의 선은 대상의 일부로, 관람자가 선과 공간 사이의 형태와 움직임을 상상하도록 한다. <사恖상누각(5)>에서 ‘恖’는 '생각할 사’로 원래 고사성어의 ‘沙(모래 사)’가 쓰인 고사성어가 가진 원래의 부정적인 뜻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며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소장품 <사恖상누각(5)>과 함께 2018-2019년의 ‘백색 추상’ 작품들을 함께 전시하며 작품 간 연관성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프레임 내에서 면으로 형태를 조합해나간 ‘흰 그늘(2020)’ 시리즈, 그 형태를 지워나가 분절된 선들만 남긴 'L a y e r s(2021)' 시리즈, 부분과 전체에 대해 더욱더 확장된 시선으로, 이미지와 여백의 공간이 맺는 유기적 관계를 다루었던 ‘Curve(2022)’와 ‘Circle(2022)’ 까지 작가의 변화하는 작업의 면면을 볼 수 있다. 신작인 ‘Lines(2024)’는 식물의 줄기나 붓자국을 연상하게 하는데, 미세하게 다른 선들의 간격은 전작보다 불규칙하고 자유로운 선의 형태로 대체되었다. 이는 개별 작품이 독립적인 동시에 다른 무엇과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지로 읽힌다. 이렇게 해를 거듭하며 보이는 다양한 시도는 허우중 작가의 향후 작업을 기대하게 한다. 작가가 신작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열린수장고 외부의 큐브프로젝트 또한 작품과 연결해서 볼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1987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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