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국 10주기 기념전: 그림은 자유
2024.07.17 ▶ 2024.08.04
2024.07.17 ▶ 2024.08.04
전시 포스터
이상국
공장지대 (구로동에서) 1978, 마포에 혼합재료, 59 x 81cm, 23.2 x 31.9in. ⓒLee SangGuk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이상국
무제 2014. 2, 종이에 혼합재료, 62.5 x 122cm (4 pcs), 24.6 x 48in. (4 pcs) ⓒLee SangGuk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이상국
산-6 1997, 목판에 유채, 40.5 x 70cm, 15.9 x 27.5in. ⓒLee SangGuk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이상국
맹인부부가수 Ⅱ 1979, 마포에 혼합재료, 78 x 56cm, 30.7 x 22in. ⓒLee SangGuk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이상국
백련사 나무 Ⅲ 2011, 캔버스에 유채, 160 x 130cm, 63 x 51.2in. ⓒLee SangGuk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이상국
자화상 1985, 목판화, 50 x 36cm, 19.6 x 14.1in. ⓒLee SangGuk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이상국
자화상 2001, 캔버스에 유채, 47 x 36cm, 18.5 x 14.1in. ⓒLee SangGuk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가나아트는 투박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의 소박한 삶과 풍경을 담백하게 표현한 이상국(Lee SangGuk, 1947-2014)의 10주기 기념전 《그림은 자유》를 7월 17일부터 8월 4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Space 97’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1년 이후 가나아트에서 14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으로, 이상국의 작고 10주기를 기리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상국을 추모하고 그의 작업 세계를 되돌아보는 본 전시는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자화상을 포함한 전 생애의 대표작을 시기별로 소개하며 2014년 3월 5일 세상을 떠난 작가가 작고 일주일 전에 완성한 미공개 유작 포함 3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전시 연계 행사도 개막일에 같이 진행되는데, ‘이상국의 삶과 작품세계’를 주제로 김복기(경기대 교수∙아트인컬처 대표)의 특강이 7월 17일 오후 3시, 가나아트센터 3층 아카데미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울대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이상국은 양식적으로는 동양화에 뿌리를 둔 구상에서 출발했지만, 대상을 해체하고 그것을 다시 구조화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독자적인 추상 양식을 확립하고 전통적인 동양화의 범주에서 벗어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일상에서 매일 같이 보던 장면들이 주던 감흥을 그리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이상국의 작업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는 ‘삶’이다. 이상국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서울 서북부의 1970-80년대 풍경(산동네, 공장지대 등)과 일상에서 만나는 주변 이웃들, 자연 풍경(산, 나무 등)을 작업의 주요 소재로 삼았다.
1984년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중학교 미술교사로 부임하여 교사 생활을 하던 중에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며 작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상국은 “나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오늘의 나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현실로 되돌아와, 나 자신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에서 출발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나 자신을 표현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힘든 일이었으며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되는 일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초기 작업은 교직 생활 당시 느꼈던 암울한 사회 현실의 풍경이 반영되어 있는데, 직접 삶의 현장에 뛰어 들어 현실을 이해하게 되며 느꼈던 경험들이 작품에 녹아 있다.
1970-80년대 어두운 시대의 단상을 심도 있게 담아온 그의 작품은 사소한 일상의 장면을 다루고 있다. 자화상과 주변 인물들(어머니, 맹인 부부가수), 정물, 산동네, 공장지대 등 삶의 현장에 있는 사람과 풍경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었다. 이후 1989년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전업 작가가 된 이후에는 구체적인 현실보다는 자연을 통해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고자 자연에 천착했다. 이상국은 자신의 조형 언어 변천을 구축과 해체의 변증법적 개념으로 설명한다. 자연을 해체하고 다시 재구성하면서 대상의 구체적인 형상은 사라졌으며, 기본적인 골격만 남겨 대상의 본질을 형상화하는데 집중했다. “80년대까지 나는 그림을 집 짓기처럼 구축해가는 과정으로 생각했지요. 그런데 최근 작품들, 특히 풍경화는 해체되는 방식으로 그리고 있어요. 철거된 산동네 그림도 그런 식이지요. 그런데 그런 해체과정에서 가슴 아픈 느낌과 동시에 어떤 새로운 에너지, 기(氣)를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라고 말하는 이상국은 대상을 재현하면서도 동시에 대상을 해체하여 근원에 다다르고자 하였는데, 이 때 대상에서 비가시적인 힘과 기를 찾고자 했다.
“일상에서 매일 같이 보던 장면들이 주던 감흥을 그리고 싶었다.”
목판화 원판 10여점 및 목판화 <자화상>, <겨울 사람> 등 전시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미공개 유작 <무제>는 2014년 3월 5일에 작고한 작가가 일주일 전인 2014년 2월 말에 완성한 작업이다. 세로 122cm에 가로 62.5cm, 네 점이 연작으로 구성되어있다. 자연을 ‘해체’하여 대상의 본질에 집중하는 행위가 점차 어떻게 진화되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종이 바탕의 화면 가득 해체된 형태의 나뭇잎과 줄기가 배치되어있고, 종이의 바탕색인 흰색을 남겨둔 채 외곽에만 푸른색을 여러 번 칠하여 색과 질감을 살렸다. 유족의 회고에 따르면 ‘원래는 평상시처럼 완성된 작품 위에 바로 서명을 하려고 했으나, 그림에 사인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지 않고 도드라져서 서명을 배경색으로 덮고, 액자를 한 후에 액자에 서명을 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배경색을 덮는 것까지는 잘 마무리하고 액자를 맡겼다가 잘 돌아왔는데, 사인을 미처 하지 못한 채 그 사이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유작인 <무제>를 통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작품 활동에 매진했던 이상국의 ‘생’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상국의 화업(畵業) 40여 년 전반(全般)을 조망하는 본 전시에서는 그의 회화 작업뿐만 아니라 1970-80년대에 제작한 목판화 원판들과 <자화상>, <겨울 사람> 등의 목판화 작업도 함께 소개한다. 이상국은 회화와 판화를 분리하지 않고 병행하며, 두 작업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지게 했다. 그는 현장을 스케치한 후 목판에 칼로 떠본 후 유화를 그리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작업 방식 때문에 현실의 자연이 아닌, 이미 조형화 된 목판화 작업을 놓고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현실에서 이탈했다고 할 수 있다. 이상국의 목판화 작업은 서사적인 요소를 개입시키지 않으며 간결한 형태를 동반하는데, 그는 목판을 통해 대상의 본질과 핵심을 단순하게 표현했다. 담담하게 표현된 인물 목판화 중 <자화상>(1985)은 작가가 생전에 명함으로 제작하여 사용했던 작품이다.
“나는 자유롭기 위해 그린다. 그림 그 자체는 자유(自由)다.”
전시 제목 《그림은 자유》, 작가 노트에서 따온 것
전시명인 《그림은 자유》는 작가가 1981년 「계간미술」에 기고한 작가 노트에서 따온 것이다. 이상국은 “나는 자유롭기 위해 그린다. 그림 그 자체는 자유(自由)다. (∙∙∙) 현실로 돌아가 오늘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가장 가까운 삶의 부분들을 그리고 싶었다. (∙∙∙) 나는 앞으로도 자유를 위해 그림을 그릴 것이다. 인습, 혼돈이 아닌 자유. 허재비. 공장지대, 판자집, 산동네 그 사람, 겨울 사람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이러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한 나는 그림을 그릴 것이고, 거기에 온통 벌거숭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서술한 바 있다. 그가 생각한 자유는 우리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자체를 사랑하는 삶의 태도였을 것이다. 가나아트는 이상국 10주기 기념전 《그림은 자유》를 개최하며, 40여 년간 붓과 조각칼을 들고 주변 서민들의 생활 모습과 자연 풍경을 독특한 조형과 서정적인 표현으로 화폭에 담아냈던, 이상국을 다시 기억하고자 한다.
작가노트
<자유를 위한 그림>
나는 자유롭기 위해 그린다. 그림 그 자체는 (自由)다.
자유는 인습적이지 않은 데 있다고 생각한다.
한떄는 현대(現代)라든가 전위(前衛)라는 혼돈에 빠지기도 했었다.
인습과 혼돈, 그것은 내가 아니었고 물론 자유도 아니었다.
현실로 돌아가 오늘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가장 가까운 삶의 부분들을 그리고 싶었다.
우리는 무엇이고, 어디에, 어느 때에 서 있는가를 이야기하고 싶었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것이 진실로서 표현되었을 때 희열을 느꼈다.
다정한 이웃, 성실한 이웃, 슬픔을 알고 있는 이웃, 삶에 보람을 느끼는 이웃,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이웃과 오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는 앞으로도 자유를 위해 그림을 그릴 것이다.
인습, 혼돈이 아닌 자유.
허재비, 공장지대, 판자집, 산동네, 그 사람, 겨울 사람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이러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한 나는 그림을 그릴 것이고,
거기에 온통 벌거숭이를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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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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