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도자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
2024.11.21 ▶ 2025.05.06
2024.11.21 ▶ 2025.05.06
전시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한국 현대 도자공예의 흐름을 살펴보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을 11월 21일(목)부터 2025년 5월 6일(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한국 현대 도자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은 195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역동적인 한국 사회에 반응하며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해 온 현대 도자공예를 조명한다. 전통이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고유한 가치를 드러내는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롭게 파악된’것이라는 한국 최초의 미술사가 고유섭의 말처럼 도자공예는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시대의 변화에 부응해 왔다. 현대 도자공예는 국가무형문화, 디자인, 산업, 건축,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해왔지만, 주로 기법과 양식에만 주목되어 그 총체적인 모습이 조명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사회와 문화의 변화에 맞추어 발현된 현대 도자공예의 다채로운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프롤로그와 3부로 구성되며 전통 도자, 도화(陶畫), 건축 도자, 도자 조형, 도자 설치 등 다양한 유형의 도자공예를 소개한다.
프롤로그 ‘현대성의 태동’은 일제 강점기의 그늘과 한국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고자 했던 1950년대 한국 현대 도자공예의 출발을 조명한다. 국립박물관(현 국립중앙박물관) 부설 기관으로 설립된 한국조형문화연구소는‘성북동가마’를 운영하여 조선백자를 계승했으며, 조각가 윤효중(1917-1967)이 세운 한국미술품연구소는 ‘대방동가마’를 운영하며 고려청자의 정체성을 이어나갔다. 이들 가마에서 제작된 <백자청화북단산장재떨이>(1950-1960년대)와 <청자상감인물문화병>(1950년대 후반) 등을 통해 같은 시기 다른 장소에서 조선백자와 고려청자를 계승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한다. 또한 한국공예시범소가 국가 산업 발전을 목표로 개발한 수출용 도자기를 아카이브로 살펴볼 수 있다.
1부 ‘정체성의 추구’에서는 1960-1970년대 한국 도자공예가 본격적으로 현대성을 갖추는 모습을 다룬다. 당시 정부는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민족중흥 정책을 펼치며 도자 전통을 부활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시기에는 유명 도예가와 화가들이 협업한 청화백자가 다수 제작되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도예가 안동오와 화가 서세옥, 김기창 등이 협업한 이건희컬렉션‘도화(陶畫) 시리즈’ 12점을 최초로 공개한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도자 수출의 중심지인 이천, 문경 등에서 활동했던 유근형의 <청자상감화초문육각화분>(1973), 지순탁, 천한봉, 신정희의 <다완>(1970년대 전반) 외에도 ‘전통의 현대화’라는 의지로 백자, 분청사기, 옹기 양식의 미적 조형성을 발전시킨 김익영, 윤광조, 조정현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한편, 산업화·도시화로 등장한 국가 재건 건축물의 외벽에 장식된 <세운상가>(1967), <오양빌딩>(1964) 등의 건축 도자는 시대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2부 ‘예술로서의 도자’는 1980-90년대 ‘88서울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이벤트를 계기로 국제 예술 양식을 적극 수용하며 전개된 도자공예를 소개한다. 흙이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국내 ‘도자 조형’의 초석을 만든 정담순과 김석환의 작품을 필두로 신상호, 배진환, 여선구의 대형 도자 설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여성 도예 그룹‘흙의 시나위’의 창립 멤버로 활동한 한애규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아래 작가들의 자유로운 예술세계를 실현하는 ‘공방 공예’ 체계를 구축한 이세용, 이인진, 이수종의 작품을 통해 도자기를 캔버스로 활용한 예술지향적 도자기가 전시된다. 한편, 1997년 외환 위기 전후 수공예 생활 도자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등장한 광주요와 이도를 설립한 이윤신의 작업을 통해 미적 가치를 담은 생활 도자의 정착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3부 ‘움직이는 전통’은 21세기 이후 현대 도자공예가 추구하는 다원화, 혼종성, 탈식민화의 모습을 소개한다. 국제 공예 비엔날레 무대에서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은 주세균, 유의정, 김준명의 작품을 통해 도자 전통이 현대에서 작동하는 의미를 환기한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문화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는 김지혜, 오세린과 환경과 인류의 공동체 의식을 담은 심다은, 김진의 실험적 작품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팬데믹 이후 K-공예를 이끄는 스튜디오 소만의 김덕호, 이인화 작가와 문도방, 두갸르송 수공예 도자 공방은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형태의 협업과 소통을 통해 도예가의 역할의 범위를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와 연계된 교육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전시를 관람하고 참여자들이 도자공예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으로 손으로 만지고 표현하는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도자공예의 제작방식을 이해하는 <감각하는 도예>와 청화백자 문양을 표현해보는 <그리는 도예>, 2025년에 개최될 참여형 작가 워크숍 <잇는 도예> 등이 준비되어 있다. 상시 교육프로그램은 전시 기간과 동일하게 운영되며 자세한 내용은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mmc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이번 전시는 1994년 과천관에서 열린 《한국 현대도예 30년》전 이후 30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 도자공예를 개괄하는 대규모 전시”라며, “그동안 미비했던 한국 현대 도자사를 정립하고 도자공예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확장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프롤로그. 현대성의 태동
일제 강점기의 그늘과 한국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고자 했던 1950년대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의 새로운 출발점이 된 시기였다. 특히 세 연구소의 활동이 주목되는데, 이 중 국립박물관(현 국립중앙박물관) 부설 기관으로 설립된 한국조형문화연구소는 간송미술관 부지에 ‘성북동가마’를 운영하였고, 조각가 윤효중(1917-1967)이 세운 한국미술품연구소는 ‘대방동가마’를 운영하여 조선백자와 고려청자를 재현 또는 재해석한 도자기를 생산하였다. 이와 함께 국가 산업 발전을 목표로 한 한국공예시범소는 수출용 도자기를 개발하였는데, 이 시기 연구원들은 미국 유학을 거쳐 대학 도자공예 1세대 교수로 활동하며 한국 도자 교육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비록 1950년대 도자 제작 환경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웠으나, 이들 연구소의 활동은 현대성을 주체적으로 모색하며 한국 도자공예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1부. 정체성의 추구
한국 도자공예는 1960-1970년대에 본격적으로 현대적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1960년 4·19 혁명과 1961년 5·16 군사정변을 거쳐 수립된 정부는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며 새로운 국가 비전을 제시했고, 이와 맞물려 등장한 민족중흥 정책은 국가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전통을 부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현대 도자공예는 전통미의 해석과 수용을 중요한 과제로 삼았으며, 도예가들은 ‘전통의 현대화’라는 창작의 원동력을 얻게 되었다. 또한,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도자 수출이 증가하고, 서구에서는 한국 전통 도자에 관한 관심이 민속 문화의 맥락을 바탕으로 확대되면서 한국 도자공예의 인지도를 높일 기회가 마련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을 현대적 조형성으로 재해석한 도자 작품을 비롯해, 화가와 도예가의 협업으로 제작된 도화, 건축 도자, 그리고 관련 영상 다큐멘터리를 포괄적으로 다룬다.
2부. 예술로서의 도자
‘88서울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이벤트는 도예계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올림픽을 계기로 정부는 국제적 예술 양식을 적극 수용하는 동시에, 한국 문화를 국제무대에 소개하는 지원을 본격화했다. 《동서현대도예전》 등 대규모 국제 교류 전시와 워크숍이 열리면서 대학을 졸업한 작가들은 아카데믹한 영역에서 도예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전승 도자라는 오랜 무형유산과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도예가들은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예술적 욕구를 바탕으로 현대 예술가로서 새로운 표현 양식을 추구했다. 그 결과, 1980-1990년대의 한국 도자공예는 도자의 조각적 특성을 강조한 ‘도자 조형’과 개인이 운영하는 공방 시스템을 중심으로 작업을 전개하는 ‘공방 공예’ 형식이 일반화되었다.
3부. 움직이는 전통
21세기에 들어 중앙정부의 문화 주도권이 지방 자치로 분산되면서, 문화 향유의 다양성이 증대되었다. 이에 따라 국내 도자계는 지방 자치의 출자로 시작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1999- )와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현 경기도자비엔날레)(2001- )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편, 이 시기를 기점으로 현대 도자공예는 타 예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모더니즘적 가치와 미적 체계에서 벗어나 다원화, 혼종성, 탈식민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순수 예술, 공예 등 장르적 정체성을 구분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한 예술 가치의 평가는 점차 무의미해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표현 양식 속에서도 개인적 혹은 역사적 전통을 어떻게 수용하고 경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오늘날 도자공예는 도자가 어떻게 사용되는가의 문제보다 인간의 삶, 사회, 문화 속에서 도자의 위치와 역할을 조망하고 그에 대한 대응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명하는 공예적 ‘아이디어’의 실천을 보여준다.
■ 전시 연계 교육프로그램
ㅇ 감각하는 도예
: 흙의 종류와 기법에 따라 다양하게 구현한 도자기 표본을 만지고 도자공예의 제작방식을 이해해보는 참여형 공간
- 2024. 11. 21.(목) ~ 5. 6.(화), 2층 회랑, 현장참여 가능
ㅇ 그리는 도예
: 청색 재료를 사용해 준비된 도안 위에 청화백자 문양을 표현해보는 교육프로그램
- 2024. 11. 21.(목) ~ 5. 6.(화), 2층 회랑, 현장참여 가능(활동지 제공)
ㅇ 잇는 도예
: 참여자들과 함께 공동체에 대해 글과 이야기로 공유해보는 참여형 작가 워크숍
- 2025년 전시 기간 내 진행 예정
※ 상기 일정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mmca.go.kr)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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