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aRan

2010.11.10 ▶ 2010.11.24

공근혜갤러리

서울 종로구 팔판동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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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0-11-13 1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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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희

    aRa1 mixed media, 가변설치,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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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희

    aRa3 mixed media, 가변설치, 2010

  • Press Release

    재현의 거부 : 최종희의 두 번째 개인전에 부쳐
    서울대 조소과 박사과정 강정호
    우리는 늘 거울을 보면서 살아간다.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거울에 나타난 상(像)을 통해 세계 속에 대상으로 노출된 자신 모습을 유추하게 된다. 이 때 거울의 프레임 속에 나타난 상(像)은 지금 여기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a=a로 재현하려 한다. 그러나 거울이 수행하는 a=a의 재현은 완벽하지가 못해서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은 실재 자신의 모습과 여러모로 다른 무엇, 즉 a=a' 가 된다. 우리는 a의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나지만, 스스로를 a' 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물론 사진과 영상이 거울을 보조하여 a' 를 a 에 일치시키려고 노력하지만, a=a 의 관계는 달성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진과 영상 또한 거울과 다름없이 a를 단지 '지금, 여기에 있는 단일한 상(像)'로 재현하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는 그렇게 단순하게 한정지을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거울, 사진, 영상과 같은 재현의 기재가 제공하는 관습적인 상(像)에 불과한 a' 를 a라고 착각하고 있을 뿐, 실재 a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하게 된다.

    최종희의 작품은 a=a' 가 사실은 a≠a' 임을 관객에게 알리면서 시작된다. 그의 작품은 관객을 거울의 프레임 앞에 서게 한 다음, 일상 속의 a' 와는 전혀 다른 상(像)을 보여준다. 그것은 재현의 상(像)이라기보다는 증식의 상(像)이고, '지금, 여기'의 단일한 시공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아무 때, 아무 곳'의 편재하는 시공간을 나타내고 있다. 즉 최종희의 거울 속에 들어간 우리는 지금 여기에 확고하게 존재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이라 부르기조차 애매할 정도로 무정형으로 해체되어버린 다수의 상(像)을 목격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像)은 우리 자신에게서 독립된 무엇이 되어 무한히 뻗어나가는 시간과 공간 속으로 탈주해버린다. 즉 a=a' 의 일상적 재현 공식이 최종희의 작품에 있어서는 해체와 탈주의 공식인 a→a∞ 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의 첫 번째 개인전이 왜곡된 거울을 통해 a=a'의 재현 공식을 무너뜨리는 데에 집중했다면, 그의 두 번째 개인전은 a→a∞ 를 나타내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첫 번째 개인전에서 재현의 관습을 비판하는 소재로서 사용되었던 거울은, 두 번째 개인전에서는 상(像)의 해체와 증식을 돕는 도구로서 주로 배치되고 있으며, 예전에 몇 개의 소품에서만 표현되었던 무한 파동의 효과가 이번 전시에 있어서는 ∞ 를 드러내는 데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소리나 진동에 대한 최종희의 관심은 a 를 나타남에 있어 상(像)을 해체시키는 데에 그치지 않고 아예 상(像)을 없애버리고, 하나의 진원(震源) 만을 남기려는 그의 의도가 읽혀지는 것 같아 귀추가 주목된다,

    최종희의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우선적으로 와 닿는 것은 거울과 영상 그리고 소리에 의한 갖가지 시청각효과이다. 하지만 그러한 감각적인 효과만 즐기고 가는 사람은 불행한 관객이다. 그의 전시의 진면목은 그러한 효과 이면에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는 해체와 탈주의 사유에 있기 때문에다. 하지만 전시장에 들어선 관객에게 최종희의 사유는 많은 부분 은폐되어 있다. 왜냐하면 그의 작품이 관객에게 감추고 있는 동시에 들추고 있는 세계상 자체가 완전히 낯설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객은 a=a'에 너무 익숙해 있기 때문에 a→a∞가 나타나도 그것을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관객이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작품이 제공하는 감각적 자극의 이면을 사유할 수 있다면, 자신의 관습적인 지각의 문법이 허물어지고 전혀 낯선 역동적인 세계상이 문득 와 닿는 것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시제목Project aRan

    전시기간2010.11.10(수) - 2010.11.24(수)

    참여작가 최종희

    초대일시2010-11-13 16pm

    관람시간10:00am~18:00pm 일요일 오후12시~오후6시

    휴관일월요일

    장르미디어와 공연예술

    관람료무료

    장소공근혜갤러리 Gallery KONG (서울 종로구 팔판동 137 )

    연락처02-738-7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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