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reload 가변설치, 2011, 개인소장
홍남기
Mikhail Kalashnikov 벽에 시트지 컷팅, 400x25cm, 2011, 개인소장
홍남기
reload 디지털 애니메이션, 0:00:49, 2011, 개인소장
2011년도 첫 전시인 이번 카이스트 Suplex 로비 전시에서 홍남기 작가는 [특별한 기억의 아카이브] 시리즈 중 첫 번째이다. 이번 ‘Reload’展은 말 그대로 그의 첫 번째 장전 후 사격인 셈이다. 작가는 그의 대표작 중 ‘Mr.Hong’의 시리즈에서 주목받고 싶지만 결국은 혼자 남겨지는 현대인의 상황을 3D를 비롯하여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였다. 하지만 이번 ‘Reload’展에서는 혼자 남겨 지는 자신만의 문제에서 머물지 않는다. 작가가 관계적으로 맺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의 연작인 셈이다. 때문에 사람들의 만남이 빈번이 이루어지며, 예술과 일상이 만나는 이번 로비 전시에서 그를 첫 번째 작가로 선택하게 되었다.
전시장 벽에 붙어 있는 이미지들은 사실 칼라시니코프(Kalashnikov)의 영어스펠링이다. 그 이미지는 피가 튀기는 듯 보이는 호러타이포(그래픽 폰트, 글자체, 서체) 중 하나이다. 카라시니코프, 흔히 AK라고 불리 우는 자동소총은 헐리우드 영화 속에서 ’테러리스트‘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며, 남미를 비롯한 아프리카 등의 세계 분쟁지역에서 널리 쓰이는 죽음의 살인도구이다. 이미지가 되어 버린 문자 ’카라시니코프‘를 통해, 작가가 보여주려던 것은 자판을 통해 자동적으로 씌여지는 폰트처럼 의도치 않았던 기억의 잔재들을 보여주려던 것은 아닐까?
적어도 홍남기 작가와 지하드라는 아랍친구에게 이 ‘칼라시니코프’라는 단어는 다른 의미가 된다. 둘 사이에서는 마주칠 때마다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며, 인사말이었기 때문이다. 그 테러리스트를 연상케 하는 AK자동소총이 왜 둘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단어가 되었을까? 사실 토종 한국청년과 아랍의 청년 그 둘은 영어에도 서툴렀고, 아랍인이 한국어를 구사하지도, 한국인이 아랍어를 구사했던 것은 더더군다나 아니었다. 둘은 쉽게 의사소통할 수 없었다. 이름대신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헤이~ 카라시니코프’라고 부르는 홍남기 작가와 아랍 청년을 생각해보라. 하지만 어느 날 두 사람은 3시간가량 군대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후 둘 사이에 남은 단어가 바로 ‘칼라시니코프’이다.
작가는 이번 영상작업에서 기존의 로맨틱 메모리즈와 Kooowang展에서 보여주던 3D애니메이션이 아닌 선의 형태로 영화 ‘람보3’의 장면들을 재구성하였다. 마치 기억은 입체적이기보다는 거친 선으로 표현되는 이미지임을 알려주는 것 같다. 람보3는 ‘죽은 사람이 가장 많은 영화’로 기네스북에 오른 영화이다. 이 영화 속에 자동소총 카라시니코프는 역시나 적의 무기로 등장한다.
홍남기 작가는 기존의 작업 Kooowang展에서 영화 혹은 뉴스 속에서 보았음직한 잔혹한 사건들을 한 공간 안에 모아 놓고 시간을 정지시켜 시간을 전시하려는 시도를 해왔었다. 이번에는 작가가 직접 영화 속의 한 장면 장면들을 게임하듯 스페이스바를 누르며, 순간적으로 멈춰지는 이미지를 연결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영화 속에서 떨어져나간 이미지들을 관객들에게는 다른 이야기의 형태로 다가간다. 기존의 영화의 맥락에서 떨어져나간 이야기들, 때문에 잔혹한 장면들은 때론 매혹적이며, 서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게 된다.
의도하지 않은 결과물들, 아마도 이런 상황은 나치에 대항하기 위해 AK자동소총을 만든 구소련의 젊은 병사 카라시니코프의 심정과도 같다. 총구 밖으로 다 발사되어 버린 총알들, 그 이후의 기억의 탄장을 재장전하는 홍남기 작가의 추후 기억의 연작들이 기대된다.
- 이 기 언 큐레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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