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finished Narrative 끝나지 않은 이야기
2014.10.17 ▶ 2014.11.14
초대일시ㅣ 2014-10-17 17pm
2014.10.17 ▶ 2014.11.14
초대일시ㅣ 2014-10-17 17pm
최원준
물레 part3 3채널 영상, 16' 28'', 2011
나 현
악마의 천사 (설치전경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2014) 180x180x240cm, 2013
유비호
동풍 혹은 두 개의 마음 #1 미완의 현재에서 퍼포먼스 영상, 4' 41'', 2012
이소영
자리잡기 3채널 영상, 18' 30'', 2013
하태범
전쟁놀이 2 영상, 5' 34', 2012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는 다섯 번째 해외문화원 전시로 인도한국문화원에서 <끝나지 않은 이야기> 전시를 선보입니다. 한국의 젊은 작가를 지원하고 배출하는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는 이번 전시에서 ‘근대’를 조명하는 한국의 다섯 작가 작품을 소개합니다.
한국은 20세기에 식민지, 전쟁, 분단과 냉전, 급속한 경제 성장이라는 근대의 긴 터널을 통과하고 현재에 다다랐습니다. 혼란과 열기, 비극과 희망이 공존했던 지난 세기를 지나오면서, 근대란 단지 시대의 진통을 겪은 지나간 시간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규율과 질서, 성장과 경제적 부를 좇아 달려온 근대화의 기획은 지금도 소화되지 못한 채 유령처럼 시간 속에 부유하고, 일상과 개인의 내밀한 삶에 파고들었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근대화 기획은 현재의 사회를 설명하는 서사로 작용하며, 이에 대한 재조명과 평가가 현재의 우리 삶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인도 역시 20세기 초 식민, 분리, 디아스포라를 겪었기에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과 인도가 공유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나현, 유비호, 이소영, 최원준, 하태범 다섯 명의 한국 작가는 각기 다른 소재와 관점으로 징후와 흔적으로 남은 근대적 사건과 역사에 접근합니다. 그들은 직선적인 시간을 거부하고 근대화가 남긴 쓰레기 더미에서 파편 조각들을 줍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서사를 만들며 비판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진단합니다. 그 안에서 근대화의 기획에서 탈주하는 미래를 꿈꾸기도 합니다. 아시아의 가능성은 미래에서 오는 것이 아닌 근대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날카로운 인식이 있을 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영상을 비롯하여 사진, 설치, 조각의 다양한 매체에서 펼쳐지는 아직 끝나지 않은 시대의 이야기들을 접하는 귀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
나현 Na Hyun
나현은 ‘바벨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상․설치 작품 <악마의 천사 Teufel Engel/ Devil's Angel>과 네 점의 사진 작품을 선보인다. 2012년부터 작가는 한국 서울의 난지도와 독일 베를린의 악마의 산을 바벨탑의 유적으로 상정하고 근현대의 기억과 시간의 층위를 탐색해나간다. 구약성서 창세기에서 인간은 하늘에 닿기 위해 거대한 바벨탑을 세우고, 인간의 탐욕과 오만함에 분노한 신은 본래 하나였던 언어를 여러 개로 분리하여 사람들을 흩어놓는 저주를 내린다. 작가는 이념의 각축이 벌어진 근대의 두 장소(서울과 베를린)에서 바벨탑에 내재된 욕망과 폭력의 속성을 발견한다. 난지도는 한국 전쟁이후 1970년대 국가 재건을 위한 고속 경제 성장의 기획 속에 도시 쓰레기를 매립하는 장소였다. 지금은 인공 공원으로 바뀐 난지도는 한국의 근대화 과정을 드러내는 거대한 기념비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잿더미가 된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서베를린에 전쟁의 잔해와 쓰레기를 쌓아 산을 만들었고, 시민들은 그 산을 ‘악마의 산(Teufelsberg)’이라고 불렀다. 이 산은 냉전 시대에 미국과 영국이 동독 지역을 감시하는 장소로 역할하면서 전쟁과 냉전 시대의 근대적 시간을 표상한다. 나현은 서울과 베를린 두 곳의 역사적 장소와 시간을 연결하는 목조 우물을 설치하여, 현재 우리의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근대화의 흔적을 추적한다.
유비호 Ryubiho
유비호는 영상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근대적 사건, 그 구조와 규율 속에 훈련된 개인, 권력 장치를 통해 만들어진 근대적 주체에 대해 탐색해왔다.
이소영 Lee Soyung
이소영은 영상과 비석 조각 작품을 통해 근대기에 한국에서 연해주로,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이주한 한국 디아스포라의 과거와 현재를 추적한다. 19세기 경제난과 식민지의 핍박을 피해 한국을 떠나 러시아에 정착한 고려인(러시아 및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독립국가연합에 살고 있는 한국인 동포)은 1937년 소련 정부가 이들을 강제 이주시키면서 중앙아시아의 척박한 땅에 정착하게 된다. 1991년 소련 붕괴 후 카자흐스탄이 독립하면서 고려인은 사회 체제와 삶의 터전에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영상 <자리잡기>에서 작가는 20~30대의 고려인 5세대 젊은이들과 오랜 역사를 지닌 카자흐스탄 고려인 공연 극장에서 퍼포먼스를 실행한다. 작가는 5세대들에게 이주와 독립의 상황을 맞을 때 어떤 행동을 취할지 질문을 던지며, 참여자들이 자리를 이동함으로써 보여주는 물리적 움직임과 그들의 답변은 근대사에 대한 과거, 현재, 미래의 삶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비석 형태의 조각 작품 <늦은 오후>는 1937년 카자흐스탄에 고려인이 처음 정착한 마을에 남아있는 묘비와 고려인 묘지의 묘비를 재구성한 것이다. 각 시기별로 다른 형태의 조형성을 지닌 비석들은 작가의 작품으로 재현되어 격변의 시대를 겪은 고려인들의 삶을 기록하고 기억한다.
최원준
최원준은 한국 근대사의 흔적이 중첩된 장소를 그린 영상과 사진 작품을 이번 전시에 소개한다. 영상 작업 <물레>는 20세기 초 일제 식민시대 때 방직공장 지대로, 물레에서 지명이 유래한 서울 문래동을 배경으로 한다. 문래동은 1960년대 군사 정권이 쿠데타를 도모했던 벙커가 있는 곳이자, 1970-80년대 철강 제조업 단지로 근대 산업화의 대표적인 장소였다. 현재 이 곳은 철공소와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밀집한 공간으로 남아있다. 작가는 <물레> 작품을 통해 문래동을 위시한 한국의 근대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며 이 장소에 깊숙이 파고든 근대 망령의 그림자를 드러낸다. 작품은 인터뷰, 풍경, 서사로 구성된 세 개의 화면을 통해 근대와 현재의 시간을 횡단하고 역사, 노동, 예술의 교차된 지점을 다룬다. 세 점의 사진 작품은 또 다른 근대의 장소와 흔적을 탐색한다. 사진의 배경은 1970년대 한국 근대화 국토 사업의 중심인 고속도로의 터널로, 공사 당시 많은 인부들이 목숨을 잃은 곳이기도 하다. 고속도로 직선화 사업으로 폐구간이 되어 현재는 김치 창고로 쓰이고 있는 이 곳은 작가의 작품에서 경제 개발과 독재 체제의 표상으로 기능함과 동시에 근대화 기획에서 버려지고 잊혀진 망자들을 불러낸다.
하태범
하태범은 영상과 사진을 통해 시대의 폭력과 미디어, 타인의 고통과 이에 대한 방관적 태도를 다룬다. 뉴스와 인터넷,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의 사건과 사고는 실시간으로 보도된다. 작가는 뉴스에서 접하는 각종 테러, 재해, 분쟁 지역의 파괴된 건물과 잔해, 폐허의 장면을 수집하여 모형으로 재구성하고 다시 평면의 사진으로 제작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세 점의 사진 작품은 각각 2010년 북한이 남한의 연평도에 포격을 가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 2011년 종파 갈등으로 인해 벌어진 파키스탄 폭탄 테러 사건, 2011년 노르웨이에서 한 극우주의자가 정부 청사에 폭발물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한 사건을 다룬다. 작가의 작품에서 모형과 사진을 거치는 도중, 실제 현장은 축소되고 인물은 사라지며 무채색의 화면으로 표백되어 나타난다. 영상
1970년 출생
1970년 전라북도 군산출생
1979년 서울출생
1974년 서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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