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식
Who Likes YJ Color 2021,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나무 프레임 Acrylic on epoxy resin, wooden frame, 27x27x7cm
김현식
Who Likes YJ Color 2021,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나무 프레임 Acrylic on epoxy resin, wooden frame, 27x27x7cm
김현식
Who Likes YJ Color 2021,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나무 프레임 Acrylic on epoxy resin, wooden frame, 27x27x7cm
김현식
Who Likes YJ Color 2021,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나무 프레임 Acrylic on epoxy resin, wooden frame, 27x27x7cm
김현식
Who Likes YJ Color 2021,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나무 프레임 Acrylic on epoxy resin, wooden frame, 27x27x7cm
김현식
Who Likes Obang Color_B 2021, 2021,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나무 프레임 Acrylic on epoxy resin, wooden frame, 54x54x7cm
김현식
현玄을 보다 R, Delve into the Profound_R 2021, 에폭시 레진에 아크릴릭, 나무 프레임 Acrylic on epoxy resin, wooden frame, 90x90x7cm
전시 주제
현玄: 색을 넘어선 본질로서의 공간
‘하늘 천(天), 따지(地), 검을 현(玄), 누를 황(黃)’. 누구에게나 익숙한 천자문의 첫 네 글자다. 으레 ‘검을 현’으로 알고 있는 현(玄)은 단순한 검은색을 뜻하지 않는다. 또 다른 ‘검다’는 의미를 지닌 글자, 검을 흑(黑)이 빛을 흡수하는 검은색이라면, 현(玄)은 모든 색이 섞여서 검어진 색을 뜻한다. 더 나아가 색뿐만이 아닌, 우주의 진리가 섞인 색이라고 한다. 김현식은 이러한 현(玄)을 작품에 담는다. 모든 것을 품은 공간을 드러낸다.
눈에 보이지 않고 두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시각 예술로서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를 위해 김현식은 거꾸로 접근하는 방법론을 택했다. “그 깊이가 아득하여 오묘한 색으로 보이는 현(玄)”이기에 역으로 ‘색채를 먼저 보임’으로써 아득한 깊이를 가늠하게 한 것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서 시각적으로 다가오는 표면의 색이나 형은 공간으로 넘어가기 위한 관문과도 같다. 그 문을 넘으면 본질과 현상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운율을 품는 공간, 현(玄)의 세계를 직감할 수 있다.
동아시아의 철학을 통한 서구 미술의 재해석
김현식은 홍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회화과를 서양화과라고 칭하는 대학들도 있듯이, 현재 한국의 고등 미술 교육은 서구의 모더니티(modernity)로서의 미술 학습에 주력하는 경향이 있다. 서구에서 발생한 ‘모더니티’라는 개념에 대해서 동아시아인은 후발 주자일 수밖에 없기에, 한국의 동시대 미술 작가가 이 개념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지에 따라 작가로서의 정체성이 정해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현식은 동양의 미감과 사상을 통해 서양에서 제창한 숭고주의 회화를 재해석하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김현식의 공간은 원말 명초에 활동했던 예찬(倪瓚, 1301-1374)의 작품에서 일관되게 드러나는 절대 공간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그는 이 공간에 대해 ‘불변의 상(常)의 세계’라고 언급하며, 자신 또한 작품 안에 이러한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왔다. 또한, 그는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903- 1970)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색이 가지는 힘과 압도적 깊이감에 주목했다. 다만, 숭고주의 회화가 작품의 규모로 관객을 압도하며 숭고미를 추구했다면, 김현식은 면적이 아닌 깊이로서 공간을 구축했다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그의 행보는 모더니티와 한국의 전통을 함께 계승하고자 했던 한국 근대 미술 거장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진명 미술비평가는 이번 전시 서문을 통해 김현식을 “김환기, 윤형근으로 이어지는 한국 대가들의 유산을 상속받을 추정상속인(推定相續人)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玄을 보다
내 작업의 색이나 형은 공간을 보이기 위한 작용으로서 존재한다.
나는 오랫동안 평면 속에 공간을 드러내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 투명성이 좋은 레진의 선택이 그 가능성을 열었다. 레진의 투명성으로 자유로워진 시선은 화면의 표면뿐만 아니라 그 안의 깊은 곳까지 자유롭게 여행한다.
화면의 맨 안쪽부터 겹겹이 쌓아 올린 선들 사이의 투명한 미지의 공간은 무엇일까?
나는 여기서 玄을 본다
玄은 색이 아니다.
玄은 본질과 그 드러나는 현상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운율이고 빛을 담은 무색의 공간이다.
玄은 검은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품고 있는 완전한 무색이다. 그 깊이가 아득하여 오묘한 색으로 보일 뿐이다.
작업에서 무수히 그어진 선들은 모든 것을 품고 있는 玄의 공간을 시각화하고 싶은 나의 의지다
■ 김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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