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남신: 시시비비비시시 是是非非非是是
2023.03.01 ▶ 2023.03.26
2023.03.01 ▶ 2023.03.26
전시 포스터
곽남신
새와 소녀, Bird and little girl 150x240cm, 2021
곽남신
대화2, Conversation2 130x180, 2021
곽남신
외줄타기, Soldier on the tightrope 100x152cm, 2022
곽남신
놀란척하기, Pretending to be surprised 91x73cm, 2021
기획의도
곽남신은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다가 정년 이후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다. 대학 교수 정년퇴직 후에 2020년 뉴욕에 이은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이다. 따라서 그의 변모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라고 볼 수 있겠다. 토포하우스는 그의 정년 후 작업 중에 그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중요 작품들을 선별하여 전시회를 꾸렸다. 이번 전시 제목은 김삿갓의 시에서 따온 것으로 “시시비비비시시”는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일관된 시각을 말해주는 것으로 온갖 시비거리만으로 날을 지새우는 인간사를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 삶의 가치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던진다. 제목은 김삿갓의 시에서 인용한 것으로 해석하자면 ‘옳은 것을 옳다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함이 꼭 옳은 것은 아니다’로 번역할 수 있겠다. 물론 김삿갓은 이 ‘시비’ 두 글자만으로 4행의 시를 이어 나간다. 이번 토포하우스 전시에서 정년 이후 작업의 전모를 볼 수는 없겠지만 그 단초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는 또 이번 전시와 함께 정년 이후에 쓴 에세이와 시를 모은 책 <망량>의 출판기념회도 열린다. 도서출판 재원은 2017년에도 그의 산문집 <덫>을 출간한 바 있다. 이번 책은 그의 두 번째 책으로 삶과 작업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다.
평론
이렇듯, 세상을 바라보는 곽남신의 시선에는 냉소와 연민이, 거리두기와 끌어안기가 뒤섞여 있다. 곽남신의 입장이 열정과 신념의 자리가 아니라, 거리두기와 관조의 소산에 가까운 것은 물론이다. 확신에 찬 뜨거운 메시지나 몰입의 인식론은 그의 것이 아니다. 그렇더라도, 곽남신이 바라보는 세상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곽남신의 회화가 자신 또한 그 연장인 다른 사람들의 삶을 초대하는 연찬의 장임도 부인하지 말기로 하자. 그들이 비록 실패하면서도 여전히 구애하고, 허망한 욕망의 덫에 연거푸 걸리고, 마케팅의 사냥감으로 전락하고 마는 초라한 성적표의 인간 군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곽남신의 실루엣화 된, 질량을 박탈당한 사람들 앞에서 새삼 임마뉴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의 말이 떠오른다. ”참으로 사람다운 삶은...다른 사람에 눈뜨고 거듭 깨어나는 삶이다.“
■ 심상용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그의 작품은 드로잉에 기초하고 있다. 평면위에 나타나는 다양한 이미지들은 그리기에서 온 것이다. 곽남신 작품은 회화, 평면, 오브제, 조각 등을 폭넓게 다루지만, 이들은 모두 겉, 표면의 문제를 내포한다. 스토리텔러(story-teller)로서의 작가는 일상의 소소한 이미지 안에서 지극히 단순한 형식과 표현을 통해 대상뿐 아니라 그 안에 내포된 아이러니한 상황을 유추하듯 흥미로운 이미지들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가 오랫동안 다뤘던 그림자에는 생략과 함축이 존재하고, 실루엣으로 묘사된 형태도 마찬가지의 효과를 갖는데, 기호로서의 다의성을 갖춘 이미지들은 이야기의 파생력을 내포하고, 관객들에 따라 상이하고도 폭 넓게 경험될 수 있게 한다.
껍데기로 표상된 물질/이미지에는 많은 정보와 이야기가 담겨있다. 껍데기는 매체, 또는 거죽으로 이해될 수 있고, 마치 내용과 다른 형식의 측면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껍질이 내용을 보호하거나 감싼, 부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믿음은 실은 잘못된 것이다. 껍질은 내용과 분리될 수 없고, 유기적 관계를 갖는다. 입체, 설치, 판화 등 다양한 장르들은 모두 껍데기의 존재와 그것에 의해 지칭되는 내용과 이야기를 나타낼 뿐 아니라 서열적 이분법의 경계를 흐리고, 복잡하고 섬세한 이 둘 간의 관계를 상정하고 있다.
곽남신의 이야기 전달 방식은 비교적 명쾌하고, 그것을 보여주는 과정은 친숙하다. 그는 형식과 내용간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하나로 결합된 작품 안에서 이미지들이 곧 작업이자 껍데기이자 내용이 된다. 어떤 담론이나 이론적 틀을 굳이 요구하지 않는다. 분명한 사조나 계보에도 맞지 않는다.
■ 진휘연 |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교수
1953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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